2023 주니어 SRE 엔지니어 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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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저의  질문──────────────────────────────────────────

저... 진심으로 말할께요.....
왜 그깟 돈 땜에 Amuseworld 를 나가셨습니까?
왜 디제이맥스 서비스를 종료하십니까?
운영진 했던 분으로써 한번 말씀해주십시요. 그리고 무성의한 서비스가 고객 보답입니까??
님은 왜 답변을 할 수 없습니까??
정통 리듬게임은 참 돈안되는 게임 맞습니다. 하지만
그걸 사랑하는 유저분들 생각해 보셨나요? 디맥 떄문에 가슴앓이 해보셨나요???
이제 안되겠다 싶으니깐 디제이맥스 음원을 팔으셨죠.
보안도 망쳤죠. 덕분에 음원 유출 사태를 벌였고
피망으로 이전했죠. 차라리 피망에 디제이맥스를 옮기면 모를까
네오위즈에선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났나요?

정말 억울한 유저들을 생각해서 제대로 된 답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FE님의 답변─────────────────────────────────────────────

디제이 맥스를 무척 사랑해주셨던 분이라 말씀에서 아쉬움이 많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디제이 맥스 온라인의 개발자로서 일말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는 점은 인정하지만
제가 단지 웹사이트에 게시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왜 님과 같은 분들의 하소연에
변명을 해 드려야 하고 용서를 구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의 질문이 들어왔고 저에 대한 오해가 없으시길 바라며 답변을 올립니다.

2003년 당시 이지시리즈는 이미 내리막길이었던 오락실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플레티넘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시리즈를 만들지 않겠다고 어뮤즈 월드와 합의를
보았습니다.
당시 이지 맴버들은 어뮤즈월드의 자회사인 로플이라는 포털 회사에 흡수가 되어 온라인 게임으로의
진출을 준비중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지 개발자들은 포커나,고스톱,오목,기타 캐쥬얼 게임등을 개발 중이었습니다.
이지 개발자들은 그동안의 작업 스타일과는 다른 갑작스레 닥친 상황으로 방황을 하게 되고 하나 둘씩
회사를 떠났죠.croove님이나xxdbxx님들은 이미 나가 계신 상태였구요 회사에 남아 있는
사운드라고는 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온라인으로의 변화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기에 회사는 1년여동안을
포탈 개발에 투자해 타이틀게임인wonder rush를 2차클베까지 마치고 결국 돈이 바닥이 나게 됩니다.그래서 제작한
것이 이지투디제이 플레티넘이죠.정말 억지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플레티넘은 결국 이지투 디제이도
회사의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지 유저들의 사랑이니 서비스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는 걸 반영하는거죠.
플레티넘이 예상보다 실적이 저조하고 유저들에게 욕을 먹은 것도 바로 이런 분위기가 게임에 그대로
반영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그러다보니 상부에서의 압박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돈 못버는 게임 만들거면 나가라는 이야기죠.심지어 개포탈이라는 일명 온라인 도박게임을 제작하라는
의뢰가 들어오게되죠.더이상 자존심을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나름 개발자로서의 이력도 괜찮았고 인정도
받았지만 회사에서 대하는 멸시가 저 뿐 아니라 오래된 맴버들에게도 느껴졌었기 때문에 결국 퇴사라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돈벌려고 회사 나왔냐고 하시면 어느정도는 맞습니다.저는 이지투 디제이로 그렇게
많이 돈을 번 회사에서 월급 인상은 커녕 보너스 한 번 못받아봤으니까요.그 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인정받지
못하는 회사에서 더이상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 이후 몇몇 맴버들과 함께 펜타비전이라는 회사를 꾸리게 됩니다.초창기 제가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잠깐 달았던 적이 있었지만 이는 일명 바지사장이라고 임시직이었을 뿐 지금까지 제가 사장일 거라는
오해는 더이상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할 수있는 게 도둑질밖에 없다고 먹고 살던게 음악 게임이라 처음부터 디제이 맥스로 시작을 했습니다.
개발자로서 딜레마인거 무언지 아십니까? 이 게임을 사람들이 '즐기게 만드느냐' '돈을 많이 내게
만드느냐'입니다.두가지 다 갖추면 정말 완벽한 게임이 되는 것이죠.
저는 음악만으로도 벅찬 일이었기에 '돈많이 내게 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대신 사람들이 듣고 즐길 수 있는 음악 제작에 온갖 정성을 쏟았던 것이죠.초창기
매주 업데이트를 할 정도의 분량을 감당하려고 수많은 밤을 종이 박스위에서 보내야 했습니다.몇달 동안
월급 없이 실업수당을 받아가며 개발에 매진하다보니 지칠대로 지치고 무언가 성과를 얻어야 할 때가 온
거죠.결국 디제이 맥스는 넷마블에 런칭하기에 이르렀고 그제서야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나름대로 좋은곡들을 많이 뽑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역시나 먹고살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건 절실히 느꼈던
때입니다.

하지만 디제이 맥스는 그전에 오투잼이 그랬듯이 음악 게임이 온라인에서 얼마나 한계를 드러내느냐를
잘 보여준 경우였습니다.
어렵사리 넷마블에 런칭을 했지만 제대로된 상용화에 실패를 했고 실적이 나지를 않았습니다.한마디로
밥벌이를 못하게 된 것이죠.또다시 악몽이 찾아오게 될 것을 대비해 회사에서는 디제이 맥스 포터블을
만들게 되고 S4나 듀얼 게이트와 같은 새로운 대안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제가 경험을 해 보았기에 말씀드리지만 돈안되는 게임은 적자를 보더라도 서비스해야한다는 말씀은
현실적으로 와닫지가 않습니다.한달에 디맥 온라인으로 버는 돈은 200만원 남짓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에 두 번 프리미엄 2곡정도 업데이트 한다고 하면
BGA외주,작곡비,내부인력 운용비 등등 1000만원이 넘게 나갑니다.
님같으시면 회사가 휘청거리는데 인력감축 해가며 써비스 하시겠습니까?
내부 인원의 경우도 지속적인 창작 작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시간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감당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디제이맥스 온라인은 말씀대로 정말 돈 안되는,아니 돈되는 방식을 찾을 수 없는
게임이었습니다.컨텐츠 소모시간이 워낙 빨라 제작 분량이나 단가가 이를 해소하기에는 벅찼다는
것입니다.어찌됬든 회사가 운영이 되야 저희같은 직원들이 살아남을 수 있고
그래야 다른 음악 게임을 만들든 뭐든 할 수 있습니다.저도 디제이 맥스에
3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고 그동안 음악을 올리고도 서비스가 제대로 안되
문을 닫은 게임들 밖에 없어서 이제 제대로 게임 하나 서비스 되나 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저에게는 또하나의 잊혀져간 게임이 되고 만 것이 디제이 맥스 온라인입니다.
다른 포탈에서라도 서비스 하면 님같은 분들 뿐아니라 개발자인 저에게도 자부심으로
남기에 저도 디제이 맥스가 어디서 서비스를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런 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결정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차라리
포터블시리즈를 더 만들지 이대로는 온라인 서비스를 계속 할 수 있는 능력은 없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디제이 맥스 온라인의 운영이 왜 엉망이었냐라는 질문은 담당자나 프로듀서님께 물어보시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저는 '돈벌이에 관심이 없는'디제이 맥스 온라인의 사운드를 맡은 일개 개발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디제이 맥스 온라인의 경우 그렇게 밤을 새가며 일주일이 멀다하고 업데이트를 하느라 게임 운영
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는 저도 건내서 들었을 뿐입니다.디제이 맥스온라인에는 30여곡에 달하는 BGM에,그래픽에,
수십곡의 모드음악에 상용화 전까지 제가 손을 대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많은 곳에 제 흔적이 남아있고
그러기 위해서 수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변변치 않은 인터뷰 한 번 못해봤던 게 제 위치입니다.
심지어 온라인 음악이 모조리 들어가 있고 타이틀곡인 제곡인데도 포터블1의 오프닝엔 제 이름하나
언급이 되어 있지 않는게 제 위치입니다.또한 포터블2 게임 메뉴얼의 개발자 엔트리에 오타라고 하지만
제 이름이 빠져 있는 것도 확인 못할 정도로 바쁘게 일하는게 제 위치입니다.
네이밍이 중요한 콘솔게임에서 몇 년동안 노력한 성과가 단지 한 명의 외주 작곡가와 같은 이미지로
남아있어도 어디다 하소연도 못하는게 제 위치란 말입니다.
운영에 관한 것은 해당 전문가들이 처리하는거지 저와같이 밑단에서 서포팅이나 하는 사람이 운영에 관해 이렇다 저렇다
대답해 드린다는 건 제 위치가 아닌듯 합니다.

지금은 디제이 맥스 온라인뿐 아니라 모든 디제이 맥스 개발에서 손을 털어버린 상태고 저도 더이상
밑바닥에서 서포팅이나 하며다른 사람들 뒷치닥거리나 하고 사는 걸 바라지는 않습니다.
디제이 맥스음원들이 다른곳에 쓰이든 말든 저는 이제 상관이 없습니다.
회사의 운영 방침에따라 회사가 회사곡을 사용하는건 저 개인에게는 이익도 손실도 없습니다.

요즘들어 한 때나마 순수하게 음악을 만들었던 시간이 많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마우스로 음악을 시작해 이때까지 오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장벽을 넘어보려했지만 요즘같이
음악적으로 한계를 느끼거나 음악으로 돈을 버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껴본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음악을 하며 돈을 번다는건 천제적인 능력의 소유자가 말하는 덕담일뿐 저처럼 노력만으로 한계를 느끼는
사람들에겐 단지 살리에르 증후군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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