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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연재글이므로 처음이신 분들은 (1)성인 ADHD를 의심하다를 먼저 읽어주세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생애 첫 정신과 방문

시간은 흘러, 성인 ADHD 검사 당일.
아버지와 함께 송파에 있는 모 정신과에 방문했다.

 

대기실에서 호명되기를 기다리다, 내 차례가 되어 들어가니 간단한 상담이 이루어졌다.


의사선생님이 주로 "어린 시절에 전조 증상이 있었나?" 등을 물었는데,

(ADHD 진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만 12세 전에 관련 증상이 나타난 적이 있어야 한다.)

 

내가 미리 가져간 일기장을 보니

 

'수업시간에 집중이 필요할 것 같다.'
'수업시간에 다른 친구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의 코멘트가 있었다.

 

당시에는 부모님도 이걸 보고서 '애들이 다 그렇지 뭐'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신 것 같다.
어쨌거나 상담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정밀 진단을 하자고 하여 2주 뒤 CAT 검사풀배터리 검사를 예약하고 돌아왔다.

 

ADHD 정밀 진단

정밀 검사 당일.


15만원짜리 CAT 검사를 실시했다.
약 50분간 진행이 되는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만 9세용 닌텐도 두뇌 트레이닝이다.

난 정말이지.... 하는 내내

'이게 15만원짜리라고?'

 

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애시당초 만 9세를 타겟으로 한 검사를 성인한테 적용을 시킨다는 것이 우스웠다.

 

평소 BrainWars라는 두뇌트레이닝 게임과 리듬게임으로 나름의 집중력을 단련시킨 나는
모두 정상 판정을 받고 씁쓸함을 뒤로 남긴 채 그 방을 나와야만 했다.

 

 

이번엔 3시간짜리 풀배터리 검사.


가격이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30만원대 후반이었던 것 같다.

대략 6개?정도의 검사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1. 벤더-게슈탈트 검사 (BGT)
2. 문장완성검사 (SCT)
3. 집-나무-사람검사 (HTP)
4. 웩슬러 성인 지능검사 (WAIS)
5. 로르샤흐 검사

순으로 진행이 되었다.

 

검사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각각의 테스트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혹시라도 풀배터리 검사를 받을 예정인 경우 설명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1주 뒤(벌써 10월 말), 검사결과는 아래와 같았다.

 

웩슬러 지능(WAIS) IQ 검사결과

 

IQ 상위 4%, 작업기억은 상위 0.5% 수준이었다.

ADHD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다

풀배터리 검사 후, 담당의와 상담시간을 가졌다.
담당의가 내뱉은 첫 마디는 이랬다.

"아... 이건 ADHD가 아닌거 같은데요..."

 

(띠용?)

당황스러웠다. 성인 ADHD를 확신하고 방문했는데, ADHD가 아니라니...

 

그 뒤에 말이 이어졌다.

"작업기억이 139에 IQ 125면... 저도 이렇게 안나올거 같은데요.
CAT도 정상이고, 딱히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기분장애는 확실해 보이니 일단 항우울제 처방해 드릴게요."


나는 ADHD 약으로 쓰인다는 콘서타나 페니드 등의 메틸페니데이트 계열의 약은 처방받지도 못한 채,

졸로푸트(설트랄린)라는 SSRI(항우울제)만 받아 나와야했다.

 

감히 환자로서 말하지만, 이 담당의가 저지른 실수는 두 가지였다.

 

1. ADHD와 지능은 관련이 없다.
2. 고지능자 및 성인의 경우 CAT 검사로 ADHD 여부를 감별하기 힘들다.


논문 내용을 하나 첨부한다.

한편 영재들의 ADHD가 의심이 되어 판별 상황에 놓이면, ADHD를 가진 일반아동들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ADHD 판별 상황에서는 지능검사, 표준화 학력검사 등이 사용되는데, 이러한 검사에서의 높은 수행은 영재들이 ADHD로 판별되는 예는 거의 없다.

ADHD 영재의 특성, 진단과 교육적 중재에 대한 문헌 연구 - 박춘성


내 담당의는 아마 이러한 점들을 간과한 채 풀배터리 검사 결과만 보고 ADHD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 것 같다.

다시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병원에서는 방법이 없는듯 하여 세 번째 방문을 마지막으로 이 병원은 가지 않게 되었다.

3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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